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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297
일 자
10.03.09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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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43
글쓴이
박찬민
제목 : 육군 제65사단장 허일회(농생대?79?본회 부회장) 동문

동문 탐방

 

 

허일회(농생대?79?본회 부회장) 동문

육군 제65사단장

 

 

경기도 양주 소재 육군 65사단장 허일회 동문이 ‘천보바둑대회’를 열었다. 아리따운 프로 여기사 아홉 명이 출동했고, 취재진들이 세계대회 수준의 관심을 보이며 줄줄이 합류했다.

 

이번 천보바둑대회는 그동안 군부대에서 간헐적으로 열렸던 그런 바둑대회가 아니다. 65사단에 개설된 바둑교실에서 3개월 동안 젊은 프로들의 지도를 받은 장병들이 실전을 통해 그간의 학습효과를 검증하는 대회였으며, 그 결과에 따라 병영문화 개선의 획기적인 물꼬가 트일 수 있는 계기였기 때문이다.

 

결과는 대만족! 짧은 기간에 눈부시게 향상된 장병들의 기량은 3개월 동안 지도해온 여기사들까지 깜짝 놀라게 했다.

 

이 모든게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인 것 같다며 껄껄 웃는 허일회 동문으로부터 전군 최초 병영바둑교실 개설의 이야기를 듣는다.

 

 

Q. 군부대에서 바둑대회를 개최하는 건 여러 번 봤습니다만 바둑교실 개설은 처음입니다. 전군 최초, 그러니까 ‘병영바둑교실’ 1호점인데요. 어떻게 이런 구상을 하게 됐는지.

 

제가 학생중앙군사학교 참모장일 때 우연히 명지대학교 바둑학과 출신 황인성 병장을 알게 됐는데 바로 그 친구의 아이디어가 출발점입니다. 황 병장은 매사에 진취적이고 열정이 넘치는 청년이었죠.

* 황인성 병장은 전역한 뒤 독일로 날아가 한국바둑 보급활동을 펼치고 있는 아마7단이다.

 

 

Q. 아이디어가 훌륭해도 어지간히 바둑을 좋아하지 않고는 군부대 안에 바둑쇼실을 개설하는 일을 실행하기가 어려울 것 같습니다. 기력은 얼마나 되십니까?

 

하하하 이거, 쑥스럽네요. 바둑을 좋아하긴 하는데 기력을 말할 수준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래도 바둑의 효용성만큼은 잘 알고 있지요. 사실, 군문이야말로 예로부터 바둑이 가장 잘 어울리는 곳 아닙니까.

 

구국의 영웅 이순신 장군 같은 분들의 실록에도 바둑이 언급돼있고 일본은 아예 막부의 비호로 바둑을 장려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바둑은 자체로 전쟁의 모델이고 그 안에 군사적 전략?전술의 요소가 다 갖춰져 있으니까 어찌 보면 당연한 일입니다.

 

저 역시 바둑이, 장병들의 집중력과 인내심을 길러주고 적을 포위?고립?섬멸하는 전략?전술적 사고력도 키워줘 전사적 기풍을 함양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Q. 병영바둑교실을 개설한지 3개월이 지났습니다. 장병들의 바둑수업을 지켜보셨을 텐데요. 어떤 효과를 느끼셨는지.

 

들어와서 보셨으니 아시겠지만 요즘은 군부대 생활도 상당히 자유롭습니다. 토요일은 동아리활동과 자유시간이 주어지는데 이 시간만큼은 위에서 무엇을 권해도 스스로 내키지 않으면 따라오지 않습니다.

 

바둑은 장병들 스스로가 효과를 느끼고 있습니다. 서먹서먹하던 전우와 몇 차례 수담을 나누면 금세 의사소통이 됩니다. 잡고 잡히는 전술게임으로 일상의 스트레스를 풀면서 정서순화를 이루는 거죠.

 

최초 동아리 신청자가 350명이나 되는데 거의 초보자 수준이면서도 지속력이 꾸준해 놀랐습니다. 3개월이 지났는데도 숫자가 거의 그대로 유지되고 우수 동아리로 선정돼 상급부대에서도 적극 지원해주고 있습니다.

 

장병들의 자유로운 여가활용을 두고 군기강 해이를 걱정하는 분도 있습니다만 그것은 기우입니다. 우리 장병들은 그 어느 때보다 강합니다.

 

실제로 저희 65사단은 군단측정 사격대회에서 주?야간 사격 100%, 방독면 사격 95%의 명중률을 보이며 전체 1등을 차지했습니다. 또 유격훈련, 야간행군의 주파속도 역시 예전보다 훨씬 우수합니다. 자유를 만끽하고 그 권리를 지키려는 의지가가 있는 전사가 더 강한 법입니다.

 

 

Q. 집무실 풍경을 봐도 그렇고, 장병들에게 독후감을 권하고 직접 모두 읽어보신다고 들었는데, 책을 많이 읽으시는 것 같습니다.

 

나름대로 시간을 쪼개 효과적으로 책을읽는 편이긴 한데 많이 읽지는 못해요. 남아수독오거서(男兒手讀五車書)라는데 부끄럽습니다. 부족하지만 그래도 독서는 중요하지요. 저는 장병들에게 독서를 적극 권장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독후감 쓰기도 장려하고 있는데, (책상서랍에서 두꺼운 노트를 꺼내며) 사병들만이 아니라 장교들에게도 똑같이 독후감 쓰기를 독려하고 있습니다.

 

(장교?사병들의 독후감을 엮어놓은 노트를 보물지도 다루듯 넘기며) 처음에는 독후감 쓰기에 대해서 부정적인 생각들이 많았는데 지금은 모두 긍정적으로 바뀌었습니다. 독후감을 쓰면서 읽었던 내용들을 자연스럽게 되짚게 되고 그 과정에서 얻어지는 소중한 깨달음에 눈을 뜨게 된 거지요.

 

 

Q. 스스로 지향하는 지휘관상이 있다면.

 

저는 ‘행동하는 리더십’을 중시합니다. 권위를 내세우지 않고 모범을 보이는 거죠. 요즘 입대하는 친구들, 모두 똑똑합니다. 무조건 ‘나를 따르라’는 명령으로는 마음을 얻을 수 없어요. 특히 사익보다 공리를 앞세우고 국가를 수호해야 하는 군은 더더욱 위?아래의 한결같은 마음의 소통이 중요합니다. 장별들의 독서와 독후감 쓰기, 바둑 동아리활동, 명사초청 강연, 65사단 주변 마을의 대민봉사도 다 그 연장선상에 있습니다.

 

Q. 끝으로 소중한 자식을 군으로 보내고 노심초사하는 이 땅의 모든 부모님들께 한마디만 해주십시오.

 

저도 자이툰부대에 파병을 자원했던 장남과 육군사관학교에 다니는 둘째가 있는 군인의 아버지입니다.

 

저희 군은 부모님보다 더 큰 애정과 관심으로 장병들을 보살피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병영생활은 결코 헛되이 흘려보내는 시간이 아닙니다. 대한민국의 군은 세계를 이끄는 엘리트를 양성하는 학습?훈련 장소입니다. 안심하고 맡겨주십시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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