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마당 > 칼럼/인터뷰
글번호
104208
일 자
10.08.03 00:00:00
조회수
1274
글쓴이
임우진
제목 : 지방재정, 무엇이 문제인가

지방재정, 무엇이 문제인가

임우진 (법학과73-77)

본회 부회장

한국자치경영평가원 이사장

 

지난 7월12일 성남시의 모라토리움(채무지불유예) 선언을 계기로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적자, 호화청사 건립 등 재정낭비, 지방공기업 부채 등 지방재정의 위기상황을 지적하는 기사들이 연일 지면을 메우고 있다. 지방정부의 도덕적 해이와 책임성 결여를 비판하고, 통제장치의 강화도 요구하고 있다. 주지하다시피 지방재정은 지방자치의 절대적 기초로서 재정의 뒷받침 없이는 자치도 불가능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러한 만큼 지방재정에 대해서는 관심과 논란이 많을 수밖에 없다. 지방재정에서 주로 문제가 되는 것은 재정의 부족과 편중성(불균형), 중앙 의존과 자율성 부족, 낭비와 책임성 결여 등이다. 민선자치 이후 중앙과 각 지자체에서는 지방재정 개선을 위한 노력들을 꾸준히 경주하고 있으나 크게 개선되지는 못하고 있다. 지방소득 소비세 신설 과정에서 보듯이 재정 개혁은 그만큼 어려운 일인 것이다.

 

여기서 지방자치의 근간이 되는 지방재정에 대하여, 무엇이 문제이고, 문제의 근본 원인과 처방은 무엇인지 살펴본다.

 

첫째는 무엇보다도 재정의 부족이다. 지방 살림을 꾸려가기에 너무 모자란다는 것이다. 2009년도 말, 지방재정 규모는 137조원으로서 민선초기인 1995년 대비 3.8배 이상 증가되어(동기간 국내 GDP는 2.8배, 중앙재정은 3.0배 증가) 외형적으로는 크게 성장하였다. 그러나 지방세 수입으로 당해 지자체의 인건비도 충당하지 못하는 단체가 137개로 전체의 56%에 달할 만큼 취약한 구조를 안고 있다. 또한 지방재정은 재정자립도가 시·군·구에 따라 6∼7 배의 격차를 보일만큼 지역 간의 심한 불균형 문제를 안고 있다.

 

다음으로는 지방재정의 중앙 의존도 심화와 채무의 증가이다. 2010년 당초 예산(순계) 139조원의 세입구조를 살펴보면, 지방세 34.2%, 세외수입 22.6%, 지방교부세 18.3%, 보조금 21.2%, 지방채 3.7%로서, 민선 초기(95년)와 비교해 지방세 등 자주재원이 9.6% 줄고 보조금이 12.4%나 늘어 중앙 의존성이 크게 높아진 것을 알 수 있다.

 

이에 따라 재정자립도는 63.5%에서 52.2%로 낮아졌다. 재정의 중앙 의존성 증가는 주민에 대한 책임성을 약화시키고 도덕적 해이를 야기 할 수 있어 지방자치의 근간을 훼손하게 된다.

 

지방재정운영을 어렵게 하는 또 하나의 요인은 지방채무이다. 각 지자체는 재정부족을 메우기 위해 기채로 재원을 조달하게 된다. 2009년 말 지방자치단체 총부채는 84조원으로 일반부채 26조, 공기업 부채가 58조원인데, 최근 6년 동안 지방정부의 일반부채는 연 9.2%, 공기업 부채는 23.1%씩 증가해 왔다. 지자체 보다는 산하공기업의 채무가 더 문제인 것이다. 공기업 부채는 지자체들의 무리한 개발사업이 원인으로서 부동산 경기침체에 따라 악성부채가 되어 지자체에 엄청난 재정부담이 될 우려가 있다.

 

세번째로 지방재정 지출의 책임성 문제이다. 민선자치 이후 각 지자체는 세입증대에는 관심을 가지면서, 세출에 대해서는 성과 평가, 책임성 확보 등 적극적인 개선 노력이 미약했던 것이 사실이다. 최근 지속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호화 거대 청사 건립, 낭비적인 행사와 축제, 과다한 복지 지출 등 선심성 사업, 타당성이 약한 대규모 개발사업 등이 취약한 지방재정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그러면 이러한 지방재정의 문제 해소 방안은 무엇인가. 최근 행정안전부는 지방재정위기 사전 경보시스템 구축, 청사 신축 원칙적 금지, 지방채 발행의 엄격한 관리 등 ‘지방재정 건전성 강화 방안’을 발표하였다. 그러나 지방재정의 자율성과 책임성을 강화하여 실질적인 자치를 가능케 하는 보다 근본적인 지방재정 개혁이 추진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지방자치와 지역발전이 국가발전과 경쟁력의 초석이 된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재정분권을 강화해야 한다. 지방정부의 조세 자율성이 높을수록 국가 경쟁력이 높다는 사실은 이미 실증적으로 밝혀졌다. 우리도 지방세로 재정의 자율성을 높이고, 지방의 과세 자주권을 보장하여 재정분권을 실현하는 것이 재정의 책임성 확보와 자치발전을 도모하고, 국가 경쟁력을 제고시키는 일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국가와 지방의 조세수입 비율은 약 8:2, 지출 규모 비율은 약 4:6이다. 이처럼 지방지출의 절대액이 보조금 등으로 중앙의 통제하에 집행되는 구조에서는, 수반되는 자체 부담, 예산과정의 적극적인 통제 곤란, 지역주민 보다 중앙정부에 우선하는 책임으로 인하여 사실상 지방자치가 제약을 받게 된다. 따라서 이러한 지방재정구조를 개선하지 않으면 자치발전을 기대하기 힘들게 되어 있는 것이다.

 

다음으로는 지방재정과정이 지방의회, 주민에 의해 철저히 감시될 수 있도록 자치역량을 강화하여야 한다. 이를 위해서 지방의원의 전문성 제고, 지방재정 전문가의 의회 진출 확대노력이 있어야 한다. 또한 집행부에 대한 효과적인 견제가 가능하도록 의회의 일당 지배구조를 반드시 개선해야 한다. 그리고 재정운영 공시, 주민참여 예산제도의 실질적 운영으로 주민의 예산과정 참여를 확대해야 한다. 비리와 전횡을 일삼고 재정파탄의 책임이 있는 단체장은 주민소환제로, 해당 지자체는 파산제를 제도화하여 책임을 물어야 한다. 결국 자율과 책임의 선진지방재정은 주민과 의회가 높은 자치의식을 바탕으로 제 기능을 다하는 성숙된 지방자치를 할 수 있어야 가능한 것이다. 우리가 지방자치 발전을 위해 더욱 큰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야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하겠다.

첨부파일 첨부파일:
목록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