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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07월 정기산행 결과 (지리산 칠선계곡)

작성일
2022.08.09
수정일
2022.08.09
작성자
총동창회
조회수
266

글 강경민(전남대총동창산악회 이사)



72일 정기산행일(매월 첫 번째 토요일), 아침 일찍 집결지에 모인 회원들은 버스를 타고 경남 함양으로 향했다.

 

출발점인 칠선산장 아래 도착해 조영무 이사의 칠선계곡에 대한 설명을 들은 후, 기념 촬영으로 이날 탐방을 시작했다. 7월 초 본격적인 피서철이 시작되기 전이라서 그런지 지리산은 비교적 한산했다. 중순부터는 계곡을 찾는 사람들로 북적일 것이 분명하기에, 지금의 여유를 만끽할 수 있어 좋았다.

 

탐방지원센터를 지나면서부터가 첫 번째 고비가 왔다. 경사가 심한 오르막을 쉼 없이 올라가는데, 그야말로 깔딱고개다.

고개 끝에 칠선계곡 탐방로 문이 나와 잠시 한숨을 돌리고 나면, 본격적으로 산길 시작이다. 이 길은 예전에 숨어있던 근래에 개방된 탐방로로 두지동까지 나지막하지만, 오르막 비탈을 넘어가야 한다. 그나마 작은 위안은 우거진 숲속의 그늘진 길이 불볕더위에 산을 찾는 이들에게 시원함을 내어준다는 점이다.

 

잠시 뒤 두지동 입구에서 장사 잘하는(?) 집을 만났다. 산에서 내려오는 물맛 한번 보고 가라는 여주인의 말에 이끌려 물 한잔 먹고 나니, 어느새 자리를 잡고 막걸리 한잔을 걸치고 있었다. 100년 넘은 양조장에서 만든 막걸리라는데 그 맛은 고만고만, 그런데 주인장이 안주하라며 내어준 곰취장아찌가 입안에서 막걸리와 찰떡궁합이다.

여기서 이렇게 머물다가는 계곡물 구경도 못 할 것 같아, 내려오며 꼭 들르겠다 약조하고 발걸음을 내디뎠다.

 

두지 동에서 왼쪽으로 내려서면 칠선계곡 길이다. 말이 계곡 길이지, 선녀탕까지는 계곡을 멀리 두고 오르는 산길이다. 계곡을 따라 여유롭게 걷는 걸 기대했다면 큰 오산이다. 오르락내리락 산길을 얼마나 걸었을까. 어느새 물소리가 커진다 싶을 무렵, 선녀탕이 나오면서 비로소 물이 보였다.

지형을 보건대 여기가 바로 선녀탕이구나하는 느낌이 바로 들었다. 산길이 끊기는 산자락 가운데 자리 잡은 푸른 못, 보통 사람에게 쉽게 허락지 않는 비경(秘境)이다. 설악산 천불동 계곡, 한라산 탐라계곡과 함께 한국 3대 계곡이라 불릴 만하다.

 

칠선계곡에 가려면 여기서 조금 더 올라가야 하지만, 너머는 출입 승인을 받아야 하는 특별 보호구역이라 더 이상 갈 수가 없었다. 여기까지 와서 칠선계곡의 참모습을 못 본다는 게 무척 아쉬웠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적당한 곳을 찾아 자리를 잡았다. 각자 싸 온 음식을 나누어 먹은 후, 계곡물에 발을 담그고 더위를 피했다. 확실히 여름 계곡은 더위를 피하기에 최적의 장소다. 발만 담글 때와 달리 몸까지 물에 들어갔다 나오면, 그 한기에 절로 몸이 떨린다.

 

두어 시간의 피서를 즐긴 후, 왔던 길을 따라 돌아오기 시작했다. 출발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푹푹 찌는 불볕더위가 돌아오는 발걸음을 금세 지치게 했다.


내려오는 길 마지막 남은 더위를 막걸리 한 잔으로 식히고 이날 탐방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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